유럽연합
지금껏 국제적인 스파이 행위와 음모의 본질을 묘사한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작품들 중 제1편인 본 아이덴티티는 아름다움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유럽의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가 자신의 진짜 정체를 밝히려는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는 주로 주인공의 개인적인 여정에 초점을 맞추지만, 자연스레 유럽연합 내의 국경을 넘으며, 교통의 특수성을 상기시키는데, 이를 유럽연합의 국경 정책과 규제의 관점에서 분석하려 합니다. 본 아이덴티티는 시청자들을 취리히에서 파리 그리고 그 너머에 이르는 유럽의 도시들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배경 로케이션으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는 유럽국가 간 상호 체결한 솅겐 협정의 일환으로 가능한 부분인데, 솅겐 협약은 유럽 연합 시민들과 방문객들 모두에게 쉬운 이동을 제공하지만, 그에 따른 보안 문제도 야기합니다. 영화에서, 여권 검사나 국경 통제 없이 유럽을 횡단할 수 있는 제이슨 본의 능력은 이 협정의 특징을 잘 나타냅니다. 하지만, 그것은 요원들과 첨보기관 관계자들이 목적달성을 위해 얼마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편리함과 취약함을 동시에 내포하는 개방된 국경의 이러한 이중성은 안보적 위협을 발생시킬 수 있을뿐더러 국가 간 첩보활동의 무분별한 발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서방진영과 동구 소비에트 연방이 대치하던 시절의 스파이대결을 낭만적인 유럽의 풍경으로 포장하기도 합니다.
정보기관
본 시리즈의 중심에는 국경을 초월한 스파이 활동을 하는 정보기관의 그늘진 세계가 있습니다. 본 아이덴티티에서 CIA는 EU 내 국제 정보 협력의 복잡성을 잘 보여주며 여러 수행임무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한편 영화는 각종 정보가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국경을 넘나들면서 전역으로 흐르는 세상을 묘사합니다. 요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수집하기도 하고, 해킹을 하기도 하고, 각각 속해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 다양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합니다. 영화에는 유럽연합 정보기관인 유로폴과 유로저스트가 초국가적 범죄, 방해공자, 사이버 위협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여도 하는데, 영화는 현대 안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국경을 초월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 공유 사이의 균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 영화는 침습적 감시와 스파이 행위를 묘사하고 있어 EU가 회원국 간 협력을 강화하면서 정보 보호와 시민의 권리와 관련된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국가적 재난을 막기 위한 보안 수사는 필수적이지만 그로 인해 수반되는 인권침해 요소들을 간접적으로 스크린에 보여줍니다. 또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무고한 시민의 신변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지정학
본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냉전의 여파에 적응하고 있는 유럽을 배경으로 합니다. 동서 분단의 잔재가 뚜렷하고,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복잡한 지정학적 지형을 헤쳐나갑니다. 영화의 이런 측면은 회원국들 간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광범위한 유럽 연합의 도전을 반영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 구 동구권 국가들을 포함하기로 한 유럽 연합의 확장은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도약을 의미합니다. 공통의 정책과 규제를 추구하면서 서유럽과 동유럽의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지속적인 도전이었습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비밀스러운 유럽의 조직인 트레드스톤에 대한 묘사는 유럽연합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비밀 작전과 의제의 존재를 암시합니다. 이것은 유럽연합의 기관들과 회원국들 사이에서 투명성과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울려 퍼집니다. 따라서, 본 아이덴티티는 단순히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스파이 스릴러일 수도 있지만, 유럽연합 내 국경을 넘나드는 초연결사회를 엿볼 수도 있습니다. 이 흥미진진한 서사는 솅겐 협정의 이점과 약점, 유럽 및 미국 정보기관의 역할, 그리고 유럽연합이 직면한 지정학적 도전들이 모두 얽혀 있습니다. 이는 감칠맛 나는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서사와 버무려져 더욱더 조화롭게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