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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1부, 2부, 홍콩

by 도곡동재떨이 2024. 2. 16.

1부

중경삼림의 1부 스토리는 1990년대 홍콩의 번화한 거리를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의 이별과 만남을 주제로 전개됩니다. 1부는 경찰인 223과 금발 여자인 임청하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고 2부는 663과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서 일하는 페이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각각의 독립된 옴니버스 구성으로 나뉘며 홍콩이라는 도시의 몽환적인 매력을 바탕으로 청춘남녀의 스토리를 그리고 있습니다. 1부의 경우 인도사람들과 금발백인이 등장하며 홍콩이라는 도시의 국제적인 위상을 알려줍니다. 다인종국가이며 국가의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사업과 밀거래를 합니다. 한편 223인 금성무는 헤어진 애인 메이를 기다리며 통조림을 30일 동안 모으게 되는데 연락이 계속 오지 않아 시름에 빠집니다. 영화 내내 주변 지인들이나 똑같은 메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며 외로움을 달래 보지만 아무도 그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 실의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던 찰나 5월 1일이 되자 30일이 넘게 되고 지금껏 모아 온 30개의 통조림을 모조리 먹어 치운 후 술집에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가게에 입장한 첫 여성 손님을 여자친구로 만들기로 결심하는데 인도인들과의 수차례 총격전과 추격전을 벌인 금발여인인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습니다. 그녀를 호텔로 데려갔지만 금발여인은 도착하자마자 깊은 수면에 빠지게 됩니다. 이에 또 자괴감에 빠진 223은 또 배가 고팠는지 샐러드를 먹으며 영화를 보고 이후 오전 6시쯤 호텔밖으로 나와 운동장을 뛰어다닙니다. 하지만 호텔에 있던 금발여인에게서 생일축하 메시지가 오고 이에 223은 기쁨과 환희로 희망을 품게 됩니다. 그 이후 백인보스는 또 다른 금발 여인과 밀회를 하지만 배신당한 오리지널 금발 여인 임청하에게 복수를 당하며 막을 내립니다.

2부

중경삼림의 2부 스토리는 경찰 663이 전 스튜어디스 여자친구 그리고 가게 사장의 조카이자 직원인 페이와의 관계를 그려나갑니다. 스튜어디스는 663과 자주 데이트하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가게로 이별편지를 보내게 되며 이를 663에게 전달해 달라고 가게주인에게 당부하였습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페이는 이 편지를 몰래 읽게 되는데 내용물은 이별 편지와 함께 여행하기로 한 항공권이었습니다. 이 항공권에는 취소 도장이 찍혀는 데다 또 한 가지 그의 집열쇠가 담겨 있었습니다. 페이는 663에게 편지를 되돌려 주려 하지만 663은 끝내 이를 거절하고 나중에 보겠다고 하며 전 여자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됩니다. 이에 페이는 우편으로 그녀에게 편지를 되돌려 준다고 하고서는 그의 집주소를 알아내게 되고 그의 집에 방문하여 청소를 하게 됩니다. 이는 이전 스튜어디스 여자 친구와의 추억이 담긴 소품들을 제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오래가지 않아 그에게 들키게 됩니다. 페이는 당황하지만 663은 그동안 자신의 방을 정돈해 준 그녀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다리를 마사지합니다. 얼마 후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로 찾아간 그는 그녀에게 8시 캘리포니아에서 보자는 데이트 신청 멘트를 남기고 떠납니다. 하지만 페이는 도착하지 않았고 가게사장이 편지를 대신 전해주는데 이전에 한 번 이별편지의 고통을 당했던 그는 편지를 읽지도 않고 버려버립니다. 하지만 비에 젖은 편지를 이내 다시 주워 보니 캘리포니아로 가는 항공티켓 낙서가 적혀 있었다. 1년 후 페이는 스튜어디스로 취직해 있었고 다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로 사촌오빠를 만나러 돌아오는데 663이 가게 사장이 되어 이제 막 가게를 수리하고 있었다. 페이는 자신의 편지에 답장하지 않은 그를 원망하지만 663은 비에 젖은 티켓을 꺼내 들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홍콩

홍콩을 배경으로 한 중경삼림은 1990년대 말 영국의 홍콩 이양을 소재로 다루고 있으며 이에 심난하고 알 수 없는 뒤숭생숭한 홍콩시민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번화한 네온사인을 형형색색의 색깔로 다루고 있으며 슬로 스냅숏을 통한 감각적인 촬영기법으로 영화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이게 됩니다. 이에 더해 홍콩에 분위기에 맞도록 기존 OST의 오리지널 곡을 리메이크하여 영화의 배경과 깔맞춤 하게 되는데 이는 왕가위 감독의 전형적인 사운드트랙 기법으로서 모든 영화 주제가가 이런 식으로 편곡됩니다. 캘리포니아 드림과 더 크랜베리스의 더 드림스를 교묘하게 키를 바꾸거나 가수를 바꾸며 좀 더 홍코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사운드로 변이 시킵니다. 영화의 제목 또한 청킹맨션으로 실제 홍콩에 있는 대표적인 건물숲입니다. 이곳에는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이 거주하며 다문화적인 분위기를 띄게 하고 미로처럼 얽혀있는 홍콩거리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심화시킵니다. 또한 2부에 나오는 에스컬레이터는 한때 세상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로 유명했으며 영화 개봉 이후 세계적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이처럼 중경삼림은 홍콩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영화 전개에 있어 스토리가 무색해질 만큼 배경장소와 분위기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왕가위 감독작품 중에서는 가장 가볍게 쓰인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흥행성적은 최고였을 정도로 작품성과 흥행은 별개라는 공식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중경삼림의 작품성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그의 모든 영화적 연대기와 비교했을 때 가장 가볍게 만들어진 서사임은 분명합니다. 대게의 영화들이 홍콩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홍콩영화하면 왕가위로 치환될 정도로 그의 위상은 대중들에게 널리 각인되게 됩니다.